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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어릴 적부터 잘 알고 있는 우리나라 동화의 제목입니다.


이 이야기는 처음으로 고려 시대 일연이 쓴 '삼국유사'에 수록된 내용으로 신라 48대 경문왕에 관한 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경문왕이 왕이 오른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귀가 당나귀처럼 커졌고, 이름 부끄럽게 여긴 왕은 이를 숨겼으나 오직 자신의 모자를 만드는 한 사람에게는 숨길 수가 없었던 거죠.


모자를 만드는 사람은 평생 이 사실을 숨기고 살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근처 대나무 숲에 가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쳤다고 하죠.


그 후로 바람이 불면 대나무 숲에서는 '임금님 귀는 당나귀'라는 소리가 났고요. 이 소식을 들은 경문왕은 대나무를 모두 베어 버리고 그 자리에 산수유를 심었지만, 그 소리는 여전히 났다고 하는 이야기가 삼국유사에 실려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다양한 형태로 바뀌어서 지금도 아이들이 보는 동화책에 거의 빠지지 않고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또는 외국 신화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는 것을 보면, 당나귀, 귀, 임금의 관계는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무엇인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는 민주당을 상징하는 동물이 당나귀(공화당은 코끼리)이기도 한데요, 그 유래를 찾아보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누군가 그 유래를 써 주길 기대해 봅니다.


당나귀의 영어 어휘인 Donkey가 들어간 문장 하나를 소개합니다.


"Pin the Tail on the Donkey." 


오늘의 학습 어휘는 위 문장에서 가져온 pin과 tail입니다.


pin은 우리기 흔히 '옷핀, 머리핀'이라고 하는 그것입니다. 


위 문장에서 pin 명사가 아니라 '핀으로 꽂다, 고정하다' 뜻으로 쓰인 동사입니다. 


'뾰족한 못, 뾰족한 봉오리' 등의 뜻을 가진 낱말에서 유래한 pin은 중고등학교 기본 어휘로, 수능에서 과거 10년간 0회, 9급 공무원 시험에서 과거 20년간 딱 2번 나온 어휘입니다. 의외로 출제 빈도가 낮은 어휘네요. 너무 쉬워서일까요? 그래도 이 어휘가 초등 권장 어휘가 아니라 중고등학교 기본 어휘라는 게 조금은 의외입니다.


tail은 '길고 가는 것, 머리카락'을 의미하는 말에서 유래를 찾을 수가 있습니다.


흔히 동물의 꼬리를 tail이라고 하는데, 이 어휘는 수능에서 1번, 9급 공무원 시험에서 2번 나온 초등학교 기본 어휘입니다.


"Pin the Tail on the Donkey." 


이제 위 문장을 해석할 수 있겠네요.


"당나귀에 꼬리를 꽂아라."


저는 이 문장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려달라는 제 아들의 물음에 직역은 쉽게 해 주었지만 정확하게 무엇을 의미하는 문장인지를 알지 못했습니다.


아들은 이제야 알겠다고, 학교에서 했다던 놀이에 관해서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눈에 수건을 둘러 보이지 않게 않게 한 후, 꼬리가 없는 당나귀 그림에 꼬리를 가장 잘 붙이는 사람이 이기는 놀이라는 것을요.


그제야 저는 이 문장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Pin the Tail on the Donkey." 

"당나귀에 꼬리를 달아라." 즉 "당나귀 꼬리 달기 게임"으로요.


"당나귀에 꼬리를 달아라." 놀이는 미국에서 아이들이 흔히 하는 게임의 일종으로 1998년 미국의 놀이 수집하는 사람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최초로 언급된 것은 1899년이라고 합니다.


영어와 같은 외국어를 배우고 익힐 때는 어휘만 알아서, 또는 문장 구조만을 알아서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이 있다는 것을 이 짧은 문장을 통해서 다시 한번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의 수능 영단어 뜻 정리


pin: 핀, 못, 머리핀, 브로치, 자동차 바퀴의 축; 고정하다, 꽂다

*on pins and needles: 안달복달하고

*put in the pin: 그만두다


tail: 꼬리, 연미복; 미행하다

*on ~ tail: 남을 미행하다

*with one's tail between one's legs: 기죽어, 겁나서


*Pin the Tail on the Donkey.

 당나귀에 꼬리를 달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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