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체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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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충북 진천에 용무가 있어서 방문하였습니다. 일을 끝내고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한 식당에 들어갔습니다. 아직 먹어본 경험이 없었던 독특한 메밀국수를 보니 학창 시절에 배운 이효석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이 생각나 그 이후를 상상하며 충북 진천 맛집 후기로 덧붙여 봅니다. 글의 행간에 하고 싶은 말을 글 읽으신 분의 상상력으로 덧붙여 보시면 좋겠습니다.]



메밀꽃 필 무렵 그 이후


허 생원, 조 선달, 동이는 제천 장에서 물건을 팔고 박달재에서 만났다. 


"이 보게 생원, 많이 팔았는가?"


"조 선달, 이번엔 모두 팔고 두둑하구먼. 자네는 어떠한가?"


"난 아무래도 이번에도 글렀네 그려. 이젠 충주로 한번 가보려고 하네. 생원은 어떻게 할 생각인가?"


"나는 이번엔 충주를 거쳐서 진천에 가 보려고 하네. 이전에 충주댁이 부탁한 것도 있고 해서 말일세. 동이 자네는 어떻게 할 텐가? 나와 함께 가지 않겠나?"


"예, 저도 진천에 가봐야겠습니다. 그곳에서 메밀을 많이 필요하다는 "메밀꽃향기 막국수" 집에서 오래전부터 부탁했었거든요. 저는 바로 진천에 가야겠습니다."


"조 선달, 그럼 다음에 봄세. 나도 동이와 함께 진천에 가 볼까 하네. 생거진천 참숯을 받아다가 오늘 길에 충주에서 팔아 볼 생각이네."


"생원, 아주 좋은 생각이구먼. 곧 날이 쌀쌀해질 테니 참숯이 많이 필요할 것 같구려. 그럼 나 먼저 가네. 동이도 무탈하시게."


"조 선달, 내년 입춘이나 지나야 보겠구먼, 선달도 무탈하시게."


허 생원과 동이, 조 선달은 서로 아쉬워하며 인사를 하고 갈 길을 간다.


(중략)


"예가 그곳이냐? 흠. ‘메밀꽃향기 막국수’라... 나귀를 매어둘 곳(주차할 곳)은 조금 부족하지만, 옆에 있는 시전(= 농협 하나로 마트) 공터에 하면 되니 별걱정이 없겠구나."




"예, 아버님, 어서 들어가시지요?"


주문한 ‘메밀 물 막국수’ 두 그릇을 유심히 바라보며 동이는 말한다.



"아버님, 이 메밀국수 좀 드셔 보세요. 그 소금을 뿌려 놓을 것 같은 메밀꽃이 지고 난 후에 이런 국수를 만들 수 있는 씨앗이 되었습니다."


"정말 그렇구나. 정말 남다르구나. 그리고 콩나물 같은 이 연한 메밀 싹 맛이 아삭아삭하니 좋구나."



허 생원은 아들을 다시 찾은 것에 몸이 막혀 헛기침한다.

 

"아버님, 사레가 걸렸나 봅니다. 이 메밀 차를 마셔 보세요. 은근한 황금색 같은 이 모밀차를 드시면 금방 좋아지실 겁니다."


"그렇지. 아, 좋구나. 이러한 따뜻한 차를 멀리서 온 서울 사람들은 어찌 알겠느냐? 그냥 본다면 녹차 정도로 알 것이다."



마침 동이는 음식 가격표, 음식점 행사, 메밀 효능이 적힌 글을 보며, 허 생원을 보며 미소를 짓는다.





두 사람은 음식점은 나와서 허 생원이 가자고 한 봉평을 향해 길을 나선다. 



(후략)


진천에서 짧은 시간이었지만 허 생원과 동이는 서로 부자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진천은 그렇게 두 부자의 상봉이 이루어진 뜻깊은 곳으로, (중략, 후략된 내용을 파악하며) 지금도 학생들이 충북 진천의 인심에 관해서 배우며 고마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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