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체온



반응형

한숨만 나오는 수능 영어 문제입니다.

 

시험 문제를 만들다 보면, 난이도를 적절하게 배분하기 위해서 틀리기 쉬운 문제는 일부러 매력적인 오답을 정답 앞에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가, 출제자 입장이 아닌 수험생 입장에서 가끔 문제를 풀다 보면, 위에서 언급한 전제를 무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수능 영어 시험이 끝나면 어휘 분석만 할 뿐 문제는 거의 풀지 않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수능 시험 보기 전에 어법 문제에 관해서 기출문제 해설 관련 글을 올렸기에 올해 수능 어법 문제인 29번을 한번 풀어 보았습니다. 시간은 20초 이내에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했죠.

 

그 긴 문장을 20초 이내에 풀 때는 사실, 지문 전체를 읽지 않습니다. 특히 어법 문제는 그러하죠. 밑줄이 있는 해당 문장만 따로 떼어놓고 풀어 봅니다. 그런데, 이번 29번은 2번이 매우 매력적인 정답처럼 보였습니다. 해당 문장을 전혀 이해하지 않고 구조적인 관점에서 풀었던 것이죠. 2번이 정답이니 3, 4, 5번 예시는 볼 필요도 없었습니다. 모세포는 분열하여 두 개의 딸세포가 되면서 모세포 크기만큼 자라는데, 그 모세포가 컸던 것만큼  딸세포가 커질 때까지 자란다(~ grows until it becomes as large as the mother cell did)로, 즉 did를 became large로 의미 파악했기에 어법상 어색한 것으로 골랐습니다. 보통 대동사는 가장 가까운 동사를 대신하는 것으로 파악했던 경험 때문이지요.

 

나중에 답을 체크해 보았더니 정확하게 오답. 아마도 3, 4, 5번 문장까지 모두 읽었다면 2번으로 답하지 않았을 듯합니다. 왜냐하면 4번 선택지는 명백한 오류로 끝까지 읽었다면 틀릴 수 없었을 테니까요. 하지만 제가 실제로 시험을 본 수험생 입장이었다면, 아마도 촉박한 시간 때문에 어법상 오류라고 생각하는 것이 나오면 뒤는 읽지 않고 똑같이 2번으로 골랐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걸 함정으로 만들어 놓은 듯합니다. 저처럼 성질 급한 사람들이 틀리게 말이죠.

 

문장 전후의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2번 예시가 맞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어법 문제의 배점이 3점인 경우는 특히 함정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느껴야 했습니다. 

 

이는 아마도 어법 문제의 경우, 문장의 의미보다는 문장의 구조로 해결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어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둘 다 모두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같은 문제를 보니, 수능 어법 문제는 쉽게 답하면 안 된다는 경험을 하게 되네요. 예비 수험생이라면, 어법 문제의 공부 방법을 "구조와 의미" 모두에 관심을 갖고 문제 해결하는 연습을 많이 해야할 듯합니다.

 

 

그래서, 더 어렵게 느껴지는 수능 영어 시험.

 

이번 시험에서 34번은 중복 답안 논란이 있는 문제 중의 하나입니다.

 

내일, 11월 29일은 평가원에서 그동안 이의 제기된 것을 종합하여 최종 정답을 발표합니다.

 

그동안 경험에 의하면 중복 답을 잘 인정하지 않은 입장을 취할 것으로 보입니다.

 

34번 논란으로 관심 있게 문제를 풀어보니, 저는 오답 선택지로 다음과 같은 어구가 생각났습니다.

 

mother of father of Tom

 

해당 문제에 관한 다양한 의견과 관점을 살펴보면, 그 나름대로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어구 mother of father of Tom에서 핵심은 맨 앞에 있는 mother로 볼 수 있는데, 이를 적용해 보면, 34번의 3번 선택지의 핵심이 되는 단어(= possibilities)는 2번 선택지에서 핵심어가 되는 단어(= certainty and precision)와는 의미상 반대되는 개념으로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평가원이 취했던 수많은 이의신청에 관한 결과를 보건대, 중복 답안으로 발표하기는 쉽지 않을 듯합니다. 제 생각이 틀렸으면 좋겠네요.

 

결과가 어찌되었던지 간에, 지금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게시판에 중복 정답에 관련된 문의가 꾸준히 올라오고 있으므로 이는 쉽게 판단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겠네요.

 

부디 한 가지 희망이 있다면, 결과를 무엇으로 발표하던지 간에 "정답에 이상 없음" 등과 같은 짧은 문구만 남기지 말고, 그에 타당한 설명을 같이 자세하게 설명해서 (출제자는 충분히 의도를 알 테니) 누구나 수긍하는 설명이 나왔으면 하는 바랍입니다.

반응형

이 글을 공유합시다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Talk kakaostory naver 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