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체온



반응형

쓰지 않으려고 했던 영화 한산: 용의 출현 후기를 쓰게 되었습니다.

 

한산 해전에 관한 역사적 사실을 조금은 알고 있기에, 또한 그것은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이라고 여겼기에 전편 영화 명량 후기를 쓰지 않았던 것처럼 말이죠.

 

그런데, 이번 영화는 관람 후기를 기록으로 남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다음 글자 때문입니다.

 

 

이것이 스포일러이지 않을까 생각하고 이 글을 쓰기 전에 여러 가지 영화 포스터를 찾아보았는데, 위 한자가 쓰인 포스터가 있었기에 그 이상의 것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되어 영화 감상평을 써 보고자 합니다.

 

위 한자는 "순"이라는 음을 가진 글자이며, 보통 뜻은 "순하다", "순응하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유난히 저의 눈에 들어온 것은 거북선 위에 달린 "順(순)"자입니다. 보통 조선 수군의 대장선의 군기를 수자기(帥字旗)라고 하는데, 이순신 장군 배에는 이 帥자 군기가 있으며,. 다른  장수의 배에는 각 지역을 의하는 한자가 쓰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임진왜란 당시, 거북선은 모두 3척이 건조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거북선의 정박지로 사용된 군사 기지가 있던 곳은 전남 여수시 돌산읍에 있는 방답진, 전라 좌수영 본영 선소, 순천부 선소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거북선에 달린 군기의 "순"자는 영화 상에서 김한민 감독의 상상력을 불어넣어 "순천"이라는 지역의 군대라는 것을 표면적으로 보여 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거북선을 만든 것으로 알려진 나대용 장군의 전기와 자료를 살펴보면, 저는 나대용 장군과 "순천"의 연관성을 찾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순"자를 보면서 자유로운 해석을 하게 됩니다.

 

명심보감 "천명편"에 다음과 같은 맹자 말씀이 있습니다. 참고로 맹자는 "의(義)"를 중요시한 인물이죠.

 

孟子曰 順天者는 存하고, 逆天者는 亡이니라.

(맹자왈 순천자는 존하고, 역천자는 망이니라.)

(맹자 가라사대, 하늘의 이치에 순응한 자는 살고, 하늘의 이치를 거스리는 자는 망한다.)

 

용의 출현이 바로 "순"이라는 한자와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은 "의와 불의의 싸움이다"는 영화의 한 구절과도 연결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것이 감독의 의도했는지는 불명하지만, 김한민 감독이 순천 출신이다는 사실에서 어쩌면 이 "順"이 영화에 숨겨진 이스터 에그(Easter Egg)일 듯합니다.

 

영화를 보고 나오다가 유튜브에서 댓글이 왔다는 알림 있어서 보았더니, 평소 자주 보는 한 유튜브 방송에 제가 단 댓글에 일본 사람으로 보이는 사람이 말도 되지 않은 답글을 달았더군요. 그래서 딱 두 마디 재답글해 주었습니다. 그러곤 제 답글을 모두 삭제해 버렸습니다.

 

바로 "순"자의 숨겨진 의미일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것과 묘하게 일치했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順天者興 逆天者亡

 

이상으로 영화 한산 용의 출현 관람 후, 개인적인 생각을 끄적거려 보았습니다.

반응형

이 글을 공유합시다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Talk kakaostory naver 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