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체온



반응형

오래전 연극을 하던 지인에게 물었던 질문 하나가 있었습니다.

 

"왜 연극을 하나요?"

 

유명한 배우도 아니고, 연극의 주인공을 하는 것도 아니며, 단지 단역으로 활동하지만, 연극에 몰두하고 있는 지인에게 어쩌면 저는 못마땅해서 했던 질문이었습니다.

 

그러한 저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하더군요.

 

"적막감" 때문이라고요.

 

하나의 연극이 무대에 오르기까지 무대에서 보여 줄 없었던 수많은 일들을 모두 겪은 후, 연극 막이 내리고 관객이 떠난 소극장 무대에서 빈 객석을 바라보며 느끼는 감정, 적막감 때문이라고요. 그 적막감은 연극 이외에는 경험할 수 없기에 연극을 하는 것이라고요.

 

이러한 말을 듣고, 그러한 감정을 일을 하면서 느껴본 적이 없었기에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선문답처럼 지금까지 여기고 있었습니다. 

 

그러한 제가 한 영화를 보고, 그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2015년에 개봉한 "하늘을 걷는 남자 (원제: The Walk)"를 본 후, 연극을 하던 지인의 말이 이제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 영화는 1974년 뉴욕의 무역센터의 쌍둥이 빌딩을 외줄타기로 건넜던 필리프 프티 이야기로 그 당시 성냥상자라고 비웃던 그 건물에 영원을 불어 넣어 생명이 흐르게 했던 한 줄타기 꾼의 이야기입니다.

 

https://youtu.be/FFNP2wN_52c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외줄에 첫 발을 내 딛는 순간 시작되는 그의 내레이션.

 

"모든 것이 고요했다."

여기서 연극을 끝내고 느꼈던 "적막감"도 이와 비슷한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영화를 보고 저는 그 적막감을 간접적으로 느낀 감정을 하나 추가해 봅니다. 

 

어떤 것에 불가능은 없다고 말하고, 행동하면 꿈은 이루어진다는 이 영화의 보편적인 주제보다는 그 꿈의 종착점이 바로 "적막감"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해 봅니다.

 

그래서 연극에서 지인이 말했던 그 "적막감"을 몇 십 년이 지난 지금에 이 영화를 보면서 꺼낼 수 있었던 것에 이 영화의 의의를 찾고, 그 감정을 글로 남겨 봅니다.

 

어렵고, 위험하고, 두렵고, 힘들어도 열정을 가지고 도전해 보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그러한 일을 아직 찾지도 행동하지도 못했지만 말이죠.

반응형

이 글을 공유합시다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Talk kakaostory naver 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