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교육 과정상 초등학교 3학년부터 영어를 배웁니다. 복잡한 우리 말과 글을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나이인데 새로운 언어를 배운다는 것이 적절한 것인가에 관한 논란이 오래전부터 있었습니다.
그러한 논란 때문인지는 몰라도, 초등학교 3학년 영어 교과서에는 영어라는 문자가 전혀 없이 그림과 사진만으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영어를 배울 때, 문자로 익히는 것이 아닌 음성으로 먼저 배우게 하자는 것이 반영된 결과이지요.
문자라는 매체가 없이 그림과 사진으로만 책을, 그것도 교과서를 만든다는 것은 아마도 수많은 책을 만드는 것 중에서 아마도 가장 난도가 높았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문자가 없기에, 그림과 사진이 중요하고, 제한된 어휘와 짧은 문장으로 짧은 영어를 들려주기 위해 청각 자료, 애니메이션, 동영상 등의 의미 있는 영상 매체를 만든다는 것이 매우 어려웠던 것이지요.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배우는 영어가 가장 재미있고 쉬웠다고 말하는 아이들을 볼 때면, 이후에 왜 똑같이 우리말과 같은 언어인데 영어에 흥미를 잃어 가는가를 살펴보면, 그 이유는 한 가지로 말하기 어렵지만, 그 예를 오늘의 주제인 to부정사로 말씀드려볼까 합니다.
아마도 초등학생 정도의 인지 능력이라고 하면, to부정사라는 용어는 매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또한, 본격적으로 문법 용어를 접하는 중학생이 되어도 to부정사라는 말이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듯합니다.
영어 문법 용어는 영어의 다양한 어법의 특성을 정리한 것으로 영어를 외국어로 배우는 입장에서 좀 더 쉽게 접근하기 위한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to부정사와 같이 문법 용어는 수단이 아닌 목적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하나의 예로 to부정사가 무엇인가를 묻는다면 쉽게 답변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to부정사는 영어로 to-infinitive라고 합니다. 줄여서 그냥 부정사인 infinitive라고 하지요. 이 단어는 infinite에서 유래한 어휘라고 할 수 있습니다. infinite는 "끝"을 의미하는 finite와 부정을 뜻하는 in이 합쳐진 말로, "끝이 없는"이라는 말입니다. 이를 좀 더 확장해 보면, "무한한, 한계가 없는"과 같은 말이 되겠네요.
to-infinitive는 그래서 어원적 의미를 찾는다면, "to의 사용에 한계가 없는 것, 제한이 없는 것" 정도의 의미가 될 수 있습니다.
고대 영어에서 동사를 명사로 바꾸어 사용할 때는 격에 따라서 변화가 있었는데 (live가 lives 등과 같은) 동사에서 왔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 그 앞에 전치사 to를 써서 나타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름에 따라 to가 있으면 격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을 알 수 있었기에 동사를 굳이 변화시킬 필요가 없어진 것이지요.
그래서 to가 앞에 붙은 동사의 격변화는 "주어의 인칭이나 수의 제한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뜻으로 to-infinitive가 된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to부정사란 동사 앞에 to가 붙으며, 그 "동사가 인칭이나 수의 제한을 받지 않은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정사 중에서 또한 원형 부정사(Bare Infinitive)가 있는데, 이 또한 bare의 의미를 알고 있으면 좀 더 이해하기가 쉬워집니다.
bare는 "옷을 입지 않은, 맨"이라는 뜻의 영어 단어입니다. Bare Infinitive(원형 부정사)는 바로 부정사에서 to가 사라지고 동사의 원형을 그대로 쓴 것을 말합니다. 따라서 원형 부정사는 "to가 없는 부정사"로 알고 있으면 더 이해하기 쉬워질 수 있습니다.
이상으로 "to부정사"와 “"to가 없는 부정사(원형 부정사)"의 의미에 관한 포스팅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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